우수인력 인터뷰 한국형 영어영문학을 개척하기 위한 여정은 계속되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황정현 박사과정생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황정현 박사과정생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영어를 말하면 경기 스코어가 초기화되는 게임, 본 적 있으신가요? 해당 장면을 살펴보면 우리 일상에서 영어가 참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만큼 영어영문학은 서양학에 근간을 두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의 문화와 접점을 찾아가며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는데요. 우리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지금, 황정현 박사과정생은 영어영문학이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 영어영문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한국형 영문학자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는 황정현 박사과정생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나의 연구이야기 01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박사과정 10학기에 재학 중인 황정현입니다. 현재 영문학을 세계문학적 측면에서
연구하는 비교영문학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02어떻게 연구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지금껏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주었던 교수님들의 인상 깊은 강의들 덕에 연구자의 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문학을 단순히 향유하는 차원을 넘어 전문적으로 해석하고, 그것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는데요. 이러한 모습들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고, ‘아, 나도 내가 좋아하는 문학을 멋있게 가르쳐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지금의 길로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03그동안 어떤 연구를 진행하셨으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은 저와 같은 인문학도들에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사과정에 입학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영문학의 ‘활용’ 측면에 대해 생각해 왔습니다. 진행해온 연구도 영문학의 활용 범위를 영화와 예술 장르로 확장시켜 우리 사회와 전 세계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진단하고 고민해 본 주제들이 많아요. 제 논문 중 한국영화에 관한 연구들은 영문학을 통해 한국 문화와 예술의 전반에 대해 함께 사유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죠. 저는 지금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향후 영문학 수업을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영화와 문화 현상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국내외 예술 문화 산업으로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04연구 도중 슬럼프가 찾아오거나 잘 풀리지 않으셨을 때가 있으셨나요? 극복하신 방법이 궁금합니다.

산책을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연구가 잘 안 풀리는 날에는 집 근처 공원을 몇 바퀴씩, 몇 시간씩 돌며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연구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나무, 풀, 꽃향기, 새소리 등 공원에서 느껴지는 것에 집중하면서요. 그리고 제 자신에게 이렇게 반복해서 이야기합니다. “여기까지 한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해! 심호흡 한 번 하고 계속해 보자!”

05앞으로 참여해 보고 싶은 연구 분야가 있다면요? 이유도 함께 말씀해 주세요.

저는 영문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이지만, 한국인으로서 이해하는 비교영문학*을 추구합니다. 이에 이전 연구들에서 실행한 바 있는 일본군 성 노예 할머니들의 그림들에 대한 연구를 영문학적으로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진보든 보수든 어느 방향 정치도 해결하지 못한 중대한 역사적 이슈에 대해, 이제는 ‘교육’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거든요. 영문학에서 식민지 시대의 문학과 역사를 활발히 연구하는 분야가 있는데, 할머니들의 그림들이 포스트 콜로니얼 분야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교육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할머니들의 그림들을 통해 다음 세대가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비교영문학 : 영문학을 타언어의 문학과 문화와의 연관성연구를 통해 학문 간의 소통 및 교류의 효과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나에게 BK21사업은? 01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BK21 사업 우수 참여인력으로 포상을 받으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인이 받은 상이기도 하지만, 연세대 영문과 BK21 교육사업단 전체에게 주어진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신 저희 사업단 전체 모든 참여 인력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02BK21사업단 소속으로서, 연구역량 개발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BK21사업단에 참여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이롭게 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윗세대가 일군 성과의 일부분을 BK21사업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나누어 받는 영광도 누렸으니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죠. 저는 BK21사업 장학금으로 2019년부터 매해 총 4회에 걸쳐 미국에서 열린 꽤 규모가 큰 학회들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요.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세계 인문학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인의 존재를 알리겠다’는 마음으로 활발히 발표하고 토론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 성과도 만들고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었죠.

2021년 6~7월 미국 코넬대학교 SCT 연수 담당교수님 카밀 로빅스 교수님과 함께 찍은 사진
2022년 6월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연수 당시 사진(왼쪽에서 세 번째가 황정현 박사과정생)
03BK21사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BK21사업은 정말 특별합니다. 단순히 공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국내외 교수님들의 강연과 교류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훌륭한 교육사업이에요. 앞으로 BK21사업이 계속 유지되고 더욱더 확장되어 한국을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두뇌’가 계속 생산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도 도움이 될 방법을 늘 생각하고 실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한명의 연구자로서 01본인에게 “연구란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연구란 나를 경험하고 이해하는 즐거운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두 개의 다른 텍스트에서 유기성을 찾는 독법인 ‘상호텍스트성’라는 연구 방법론을 좋아하는데요. 상호텍스트성은 자신이 이전에 경험한 텍스트를 기반으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문학을 접했을 때 예전 자신이 읽었던 책들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예로 들 수 있죠. 이처럼 연구는 세상을 이해하려고 시작했다가, 결국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값진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 같습니다.

02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나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루는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짜증을 낸 적이 있었는데요. 그 모습을 보던 어머니가 “토끼와 거북이를 생각해 봐. 토끼처럼 냅다 뛰다 지쳐 쓰러져서 잠에 빠지는 것이 좋으니, 거북이처럼 꿋꿋하게 목적지를 향해 걷는 것이 좋으니?”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때 느꼈던 것 같아요. 연구자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조금은 느리더라도 계속해서 걸어 나갈 수 있는 에너지라고요.

03연구를 진행하면서 특별히 감사했던 분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어요. 바로 저희 BK사업단 단장님이시자 지도 교수님이신 이석구 교수님입니다. 단장님께서는 언제나 저희 연구진들과 함께하십니다. 모든 강좌, 강연, 연구 활동에서 학문적, 정신적 기둥이 되어 주시지요. 또한, 배우고자 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몸소 보여주시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그래서 저는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BK21교육단의 일원이 된 것에 정말 감사합니다. 참, 항상 ‘우리 딸이 최고야’라고 말해 주시는 저희 부모님께도 사랑한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어요.

04마지막으로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제가 사는 동네 도서관 화장실 벽에 “오늘도 힘내! 네가 못해낼 일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으니까”라는 문구가 있어요. 또 그 옆 칸에는 “오늘 내 기분은 내가 정해. 행복이라고”라고 적혀 있던 걸 우연히 봤어요.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하루하루 꾸준히 걸어가며 전진하는 행복한 거북이가 되자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각자 본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 결승선을 통과하고 우리는 더 멋진 모습으로 꼭 다시 만나게 되니까요!

대표 공적
  • Junghyun Hwang.Identifying The Genre of The Journals of Musan as Ontological Affective Realism. Comparative Literature East & West. 2021.
  • 황정현.버지니아 울프의 양성주의-경계를 넘어서는 유기적 미학-『세계문학비교연구』 2022.
  • Junghyun Hwang.Identifying the Genre of Burning as a National Allegorical Third-World Text of Neocolonial Cruel Optimism. The Journal of East-West Comparative Literature. 2023.
  • Junghyun Hwang.Fin de Siècle Vortex: Using Digital Tools to Read the Early Modernist Textual Performativity in The Picture of Dorian Gray. Journal of British & American Studies 2023.
  • 학술블로그 주소
    https://blog.naver.com/yousosweet
NRF한국연구재단
  • 대전청사 : (34113) 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로 201 | TEL 042-869-6114 | FAX 042-869-6777

    서울청사 : (06792) 서울특별시 서초구 헌릉로 25 | TEL 02-3460-5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