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이라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약학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다양한 수업을 들으면서 항상 ‘내가 신약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러다 역학과 임삼약리학이 융합된 신생 학문인 ‘약물역학(Pharmacoepidemiology)’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약물역학은 의약품의 효과와 안전성을 조사하는 학문인데요. 실사용데이터(Real-world data)를 활용하여 인구집단 단위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약물 재창출 혹은 시판 후 안전관리를 통해 신약개발에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이 저를 끌어당겼고, 약물역학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약물역학은 특정 질환과 의약품에만 국한된 학문이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방법론들을 접할 수 있죠. 저는 백신의 안전성과 관련된 연구를 많이 수행해왔습니다. 백신은 사회 전체의 보건 향상은 물론 감염병 예방을 위해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의약품인데요. 백신의 안전성과 대중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백신 안전성 연구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와 저희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대중들의 불안감을 줄여주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안전한 예방접종에 대한 근거자료로 사용되어 감염성 질환 질병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으면 합니다.

연구원이라면 실험, 분석, 논문 작성 등 연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저 또한 역시도 그러했는데요. 그럴 때마다 ‘그래도 잘 될 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되새기며 여가시간을 가지거나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예전에 밴드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가끔은 마음 맞는 친구, 선후배들과 합주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잠시 쉬면서 연구실 동료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함께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의견을 제시하다보면 연구 방향성이 잡히고, 막혀있던 길의 출구를 발견하는 일들이 생기더라고요.

약물역학뿐만 아니라 약물유전체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자료원을 접목한 연구를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현재까지는 국내 자료원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자료원 및 방법론적인 한계로 인해 필요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없었거든요. 앞으로 다양한 자료원을 접목하여 수준 높은 의약품 안전성, 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보건의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마음과 도전을 무서워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간 동안 연구를 해오면서 ‘그 어떤 연구도 헛되지 않으며, 결코 쉬운 연구는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비록 연구 결과가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과정을 견뎌내는 끈기와 노력들이 자신의 성장을 위한 양분이 된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또한 한 가지 연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접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논리력을 키워왔는데요. 이를 통해 난관에 봉착했을 때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자료원과 방법론을 접목하여 약물역학 연구를 수행하는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어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안전성, 효과성 등 근거를 찾아냄으로써 국민들의 안전한 약물 복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