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력 인터뷰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매진하다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지구·대기·천문 교육연구단 주형진 참여대학원생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지구·대기·천문 교육연구단 주형진 참여대학원생

컴컴한 밤하늘. 그 너머에 찬란하게 빛나는 별들이 보입니다. 수많은 비밀을 품고 있는 ‘우주’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망원경으로 아주 먼 곳의 별을 관측해 우주의 과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수백, 수천 광년 먼 곳에서 빛을 내는 어떤 별의 모습은 수백, 수천 년이 지나 우리에게 도달하기 때문이죠. 우수 참여인력으로 포상을 받는 주형진 참여대학원생은 최근 은하단내광 발견하며 우주의 비밀에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천문학이 너무 재밌다”라고 전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나의 연구이야기 01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통합과정에 7학기째 재학 중인 주형진이라고 합니다. 지명국 교수님의 지도하에 은하단내광 (Intracluster Light)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02어떻게 연구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천문학자분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천문학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재미있을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직접 확인해 보고자 학부생 인턴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얼마 안 가서 느꼈죠. 천문학이 정말 재밌더라고요! 관측자료를 직접 다뤄보고, 책 속에서만 보던 현상들을 직접 처리한 관측자료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거든요. 점점 이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더 많은 지식과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고,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03그동안 어떤 연구를 진행하셨으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학부생 시절, 지명국 교수님께서 쓰신 논문을 통해 현재 주 연구 분야인 ‘은하단내광’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은하단대광은 은하단에서 은하와 은하사이에서 떠도는 별들이 만들어내는 빛을 말하는데요. 밤하늘 밝기보다 약 10,000배 어둡기에, 이 천체를 보기 위해서는 매우 좋은 성능의 망원경을 통해 관측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아주 섬세한 관측자료 처리가 필요하죠. 다양한 수업을 통해 엄격한 처리를 위한 통계적·천문학적인 소양을 갖출 수 있었고, 덕분에 약 백억 광년 거리의 은하단내광의 신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은 다른 관측 자료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은하단내광이 은하단의 암흑물질을 추적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은하가 은하단에 모여 있으려면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은하를 붙잡을만한 강력한 중력이 필요한데요. 하지만 은하단을 관측하면 은하단을 붙잡아두기에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물질인 암흑물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번 연구를 이용한다면 암흑물질에 대한 연구도 새로운 시작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04연구 도중 슬럼프가 찾아오거나 잘 풀리지 않으셨을 때가 있으셨나요? 극복하신 방법이 궁금합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타인과 비교하면서 자책을 많이 하는 성격인데요. 같은 연구실 선배, 후배님들의 성과를 보면서 ‘내 재능이 많이 부족하다’라고 자주 느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좋아했던 웹툰 「헬퍼」가 생각나더라고요. 거기서 “끝가지 가면 내가 다 이겨”라는 대사가 나오는데요. 힘들 때마다 그 말이 귀에 맴돌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후회 없이 끝까지 가보고자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버티는 힘을 기르기 위해 꾸준히 체력을 기르고, 천문학 공부에 매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슬럼프도 지나간 것 같아요.

05현재 특별히 주목하고 계시는 연구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은하단내광 사진. 왼쪽은 85억 년 전 과거 우주에서 발견된 MOO1014 은하단, 오른쪽은 82억 년 전 과거 우주에서 발견된 SPT2106 은하단을 보여준다. 그림에서 오렌지 색깔로 보이는 수백 개의 천체들은 은하단을 구성하는 개별 은하들이고 푸른색으로 나타낸 것이 은하단내광이다. 이 은하단내광의 밝기는 은하단 전체 밝기의 약 17%를 차지한다. 지금까지는 주류 이론에서는 이처럼 먼 과거의 우주에서는 은하단내광이 아직 만들어지기 전이라 믿어 왔으나 본 관측 연구로 은하단내광의 기존 생성 이론이 크게 수정돼야 함을 밝혔다. 또한 이처럼 초기 은하단에서 은하단내광이 풍부하다는 사실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의 ‘보이는 추적자’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 : 연세대학교 보도자료

2021년 12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이 발사되었습니다. 반사경의 직경은 6.5m로, 은하단내광을 확인했던 허블 우주 망원경(2.4m)에 비해 두 배 이상 넓죠. 앞으로 더 많은 양의 관측자료들이 쏟아질 것입니다. 이를 활용한다면 더 먼 거리, 즉 더 과거의 우주에 있던 은하단에 대해서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시대에 맞추어 많은 양의 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하여 천문학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에게 BK21 사업은? 01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BK21 사업 우수 참여인력으로 포상을 받으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도 교수님이신 지명국 교수님을 비롯해 연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론 좋게 과분한 상을 받은 것아 어깨가 무겁기도 하네요.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에 매진해 천문학자로서 성장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2BK21 사업에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많은 연구자분들이 본인이 좋아하는 연구 분야에 몰입하는 모습 그리고 사업단의 기조에 감명받았습니다. 이 사업의 일원이 된다면 저 스스로 더 열심히 공부하며 연구할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참여자분들과 함께한다면 많은 점들을 배울 수 있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은 틀리지 않았던 것 같네요.(웃음)

03BK21 사업단 소속으로서, 연구역량 개발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BK21 사업은 저에게 천문학자가 되기 위한 첫 내딛음에 함께해 준 동반자 같아요. 사업단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기에 부족함 없이 연구 에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특히 해외 학회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미국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때 다양한 해외 연구자들과 교류하고, 제 연구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며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좋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04BK21 사업에 바라는 점, 건의하고 싶으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학생으로서 하고 싶은 연구 분야를 다양한 시선으로 깊게 들여다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BK21사업에 참여한 덕분에 많은 연구를 할 수 있었고, 천문학자로서 갖춰야 할 많은 자질과 지식을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많은 학생들에게 돌아가, 우수한 연구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학생들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한명의 연구자로서 01본인에게 “연구란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더 친해지고 싶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친구’같습니다. 해답을 내기까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그렇지만 재밌기 때문에 더 가까워지고 싶어요. 저 스스로 더 공부하고 발전한다면 연구와 친해지지 않을까요?

02연구를 진행하면서 특별히 고마웠던 분이 계신가요?

생각했던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첫 연구의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혼자였다면 과정에 지쳐서 버티지 못하고 도망쳤을지도 몰라요. 곁에서 끝까지 믿어주시는 교수님과 가족들, 많은 도움을 준 연구실 선후배님들 덕분에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버티는 힘에는 스스로의 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지원이 더 컸다고 느낍니다.

03앞으로 10년 후 연구자로서 스스로 미래를 그려보았을 때, 어떤 모습을 상상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10년 후에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보낸 많은 양의 관측자료가 공개되었겠네요. 이 자료들을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함으로써 다른 연구 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중에게 이 자료를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있으면 좋겠습니다.

04마지막으로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연구는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이해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그리고 이해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공부를 해야 하죠. 어떤 분야를 연구할지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분야를 깊게 들여다보고 싶다면 밑바탕이 되는 기본 지식들을 미리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영어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미리 안 해둔 게 조금 후회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대표 공적

Joo, H. & Jee, M. J. (2023), Intracluster Light is already abundant at redshift beyond unity.
Nature, 613, 37, DOI: 10.1038/s41586-022-053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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