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참여인력 인터뷰 환경문제를 풀어나가는 융합학문의 기쁨 지구환경공학 연구 광주과학기술원 국제환경연구소 채성호 박사

현재 인류는 역사상 유례없는 환경오염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극심한 환경오염은 비단 특정 지역과 국가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지구상에 있는 생물의 생사를 가를 만큼 중대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기·수질·폐기물·토양·해양 등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환경공학은 융합 시대에 대두하는 학문입니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이를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주는 동시에,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껴 환경공학에 몸을 담게 되었다는 채성호 박사. 글 쓰는 즐거움을 맛보았던 유년 시절의 꿈은 소설가였지만, 어엿한 성인이 된 지금은 수행한 연구를 글로 표현함으로써 하나의 연구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매번 뜻 깊다고 말합니다. 이제는 광주과학기술원의 국제환경연구소에서 지구를 위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BK21 우수참여인력 채성호 박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BK21플러스사업 참여우수인력 채성호 박사 광주과학기술원 GIST
지속가능 미래환경을 위한
융합기술개발인재양성 사업단
Ch.01 나의 연구 이야기 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광주과학기술원 국제환경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채성호라고 합니다. 저는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김준하 교수님 연구실에서 ‘해수담수화 및 압력지연삼투기술을 위한 공정 최적화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연구’라는 주제로 대학원 생활을 하였고, 지난 2020년 8월에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 그간 진행하신 압력지연삼투분야 연구는 어떤 연구이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압력지연삼투는 저농도의 강물과 고농도의 해수를 혼합할 때 발생하는 화학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함으로써,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기술입니다. 무한한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활용하기에, 이론적으로는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전 세계 에너지 부족난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압력지연삼투는 해수를 식수로 정수하는 해수담수화와 매우 인접한 기술이기 때문에 두 기술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압력지연삼투 기술의 에너지 생산 원리
3. 연구하면서 가장 뿌듯했거나,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때가 가장 뿌듯했습니다. 모든 연구자가 그렇듯 저도 연구를 수행하는 그 순간에는 ‘될까?’ 하는 의문이 가슴 속에 늘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 의심이 각고의 노력 끝에 ‘됐다!’라는 마음속 외침과 함께 해소되면, 정말 이 직업이 저의 천직인 것처럼 느껴지죠. 같은 맥락에서 앞서 말한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순간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내가 풀고자 하는 의문이, 막바지에 이르러서 완전히 해소될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거든요. 결국, 해결될지조차 모르는 문제를 갖고 끝까지 씨름하는 건 외롭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과정입니다.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연구자의 숙명이니까요.

4. 현재 주목하고 있는 연구 분야나 동향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압력지연삼투는 기본적으로 저농도의 강물과 고농도의 해수를 활용합니다. 하지만, 저농도 용액이 반드시 강물일 필요는 없고 고농도의 용액 역시 반드시 해수일 필요는 없습니다. 두 용액 사이에서 충분한 삼투압 차이가 형성되기만 한다면 압력지연삼투 공정은 구동될 수 있습니다. 이에 착안하여 최근 연구자들은 해수나 강물을 대체할 수 있는 저·고농도 용액을 개발하거나 실생활에서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해수나 강물은 제한된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낮거든요. 이러한 연구의 대표적인 사례가 강물을 대체해 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처리수를 활용하여 저농도 용액으로 도입하려는 시도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해수 대신 농가에서 사용한 비료 섞인 물 등을 고농도 용액으로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자들은 압력지연삼투 기술의 친환경적인 성격을 더욱 부각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5. GIST 석·박사통합과정 입학 이래 압력지연삼투 기술 분야의 첫 영문 교과서를 집필하고, 1편의 기술 교과서 챕터 저술에 참여하신 바 있습니다. 이는 연구자로서 어떤 의의가 있나요?

학계의 동향은 쉽게 바뀝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학계의 정설’이라는 것이 세워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친 수많은 연구 결과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연구는 이 긴 시간 사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학술 교과서를 집필하는 것은 그런 오랜 세월 끝에 살아남은, 꼭 필요한 연구를 정리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게도 지도교수님께서 이런 중요한 작업에 참여할 큰 기회를 주셨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 개인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서적 집필 작업에 참여하여 귀중한 경험과 경력을 쌓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채성호 박사가 직접 저자로 참여한 압력지연삼투 분야 첫 영문교과서(좌)와 그 번역본(우)
Ch.02 내게 BK21 플러스는
  • BK21 플러스 우수연구인력 선정 당시
  • 함께 대학원 생활을 지낸 환경시스템공학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1. 지난 제5회 BK21플러스 우수인력으로 선정되신 바 있습니다. 이 상은 어떤 의의가 있으며, 감회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이런 큰 상을 받아본다는 것에 대해 상상한 적이 없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연구자로서 완전히 자립한 이후에나 받을 수 있는 수준의 표창이라고 생각했거든요. BK21플러스 우수인력 선정은 저에게 그만큼이나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상이 제가 새로운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2. 그간 연구를 진행하며 동료와 함께 고생했거나, 고마웠던 순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대학원 초년 차 때가 유독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일이 너무 많고 바빠서 다 동료들과 같이 쪽잠을 자야 할 정도였는데, 아예 안 잘 수는 없으니 서로 돌아가면서 잠을 깨워줬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힘든 시기가 겨우 지나가면,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시켜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견뎌내곤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추억이지만, 가장 힘들었던 그 순간에 누군가 옆에 있어 줬다는 사실 자체가 견딜 동력이 되어 BK21 플러스 우수인력 선정까지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3. 이번 BK21플러스 우수인력 수상을 계기로 그린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가까운 시일 내에 해외로 나가 지금까지 해왔던 연구 분야에 대한 내공을 더욱 쌓은 뒤, 차별화된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전문가로서의 준비가 충분히 되었을 때, 연구해온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는 연구자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 활동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이 겪는 고충을 듣고 이를 상담해줄 수 있는 강연 활동도 많이 펼치고 싶습니다.

Ch.03 한 명의 연구자로서
  • 스페인 국제학회에서 진행한 압력지연삼투 연구결과 구두발표 사진
  • 지도교수님이신 김준하 교수님과 함께 네덜란드에서
1.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나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단 하나만 꼽으라면 ‘버릇’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연구자도 사람이기에, 하나에 오랫동안 집중하다 보면 어느 한 방향으로 기우는 경향이 생깁니다. 다른 이의 연구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본인의 연구를 진행하는 측면에서도 말이죠. 사실 이걸 그때그 때 컨트롤하기는 몹시 어렵습니다. 지도교수님과 연구실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도 초심을 유지할 수 있는 올바른 버릇을 들이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특히 대학원생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싶네요.

2. 존경하는 인물, 혹은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영국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를 존경합니다. 과학자로서도,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존경할만한 위대한 지성이라 생각하는 분입니다. 또 미국의 신학자 라인홀트 니버(Karl Paul Reinhold Niebuhr)가 지었다고 하는 ‘평온의 기도’라는 이름의 기도문을 특별히 좋아합니다. ‘신이시여, 우리에게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과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소서.’라는 구절의 내용입니다. 저는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지만, 이 구절을 곱씹다 보면 신에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렇게 되자’고 사람이 사람에게 말하는 게 느껴집니다. 연구자로서도 새겨들을만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3. 앞으로 10년 후 미래를 그려보았을 때, 어떤 모습을 상상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연구자에게 중요한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자신만 이해할 수 있는 학문은 세상에 기여할 수 없기 때문에, 과학·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의 소통능력이 수학과 과학 실력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앞서 이룬 연구를 계승하여 좋은 논문, 좋은 책을 쓰는 것도 물론 훌륭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같은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내놓은 저의 아이디어가 꾸준히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학계에서 생명력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보람찬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미래의 모습을 위해, 지금부터 조금씩 새로운 연구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채성호 박사 대표 논문 성과>
  • 1.Sung Ho Chae; Jihye Kim; Young Mi Kim; Seung-Hyun Kim; and Joon Ha Kim* "Economic analysis on environmentally sound brine disposal with RO and RO-hybrid processes", Desalination and Water Treatment, 78 (2017) 1-11
  • 2.Sung Ho Chae; Jangwon Seo; Jihye Kim; Young Mi Kim; and Joon Ha Kim* "A simulation study with a new performance index for pressure-retarded osmosis processes hybridized with seawater reverse osmosis and membrane distillation", Desalination, 444 (2018) 118-128
  • 3.Sung Ho Chae; Young Mi Kim*; Hosik Park; Jangwon Seo; Seung Ji Lim; and Joon Ha Kim, "Modeling and simulation studies analyzing the pressure-retarded osmosis (PRO) and PRO-hybridized processes", Energies 12(2), (2019), 243
  • 4.Jangwon Seo; Young Mi Kim*; Sung Ho Chae; Seung Ji Lim Hosik Park; Joon Ha Kim, “An optimization strategy for a forward osmosis-reverse osmosis hybrid process for wastewater reuse and seawater desalination: A modeling study”, Desalination (2019), 463, 40-49
  • 5.Seung Ji Lim; Young Mi Kim*; Hosik Park; Seojin Ki; Kwanho Jeong; Jangwon Seo; Sung Ho Chae; and Joon Ha Kim, "Enhancing accuracy of membrane fouling prediction using hybrid machine learning models", Desalination and Water Treatment, (2019), 146, 22-28
  • 6.Seung Ji Lim; Seo Jin Ki*; Jangwon Seo; Sung Ho Chae; Young Geun Lee; Kwanho Jeong; Jungsu Park; Joon Ha Kim, “Evaluating the performance of extended and unscented Kalman filters in the reverse osmosis process”, Desalination and Water Treatment (2019), 163, 118-124
  • 7.Chulmin Lee; Sung Ho Chae; Eunmok Yang; Suhun Kim; Joon Ha Kim; In Soo Kim, “A comprehensive review of the feasibility of pressure retarded osmosis: Recent technological advances and industrial efforts to commercialization”, Desalination (2020), 491, 11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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