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21플러스 웹진VOL.18

나만의 겨울을 나는 법

낭만의 계절, 가을에 즐기는 액티비티

“시작과 마무리의 타이밍을 품고 있는 겨울.”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과 1월은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정리의 타이밍’을 갖고 싶어 합니다.
새로운 일, 새해를 기분 좋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만큼 정리정돈의 방식들도 다양하죠.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데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는 것 아시나요?
프랑스의 철학자 몽테뉴는 “몸은 움직이지 않고 머물면 쇠약해지고 우울해진다.”고 했고,
칸트는 매일 5시 정각이 되면 규칙적으로 산책을 즐겼죠.

겨울왕국의 진면목
추운 몸을 풀어줄 ‘치유의 숲길’ 걸어보기

잣나무와 낙엽송이 건네는 알싸한 공기,
편백나무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의 치유력, 맑은 숲속에서 진행되는 산림요가, 소나무와 참나무가 가득한 산자락 숲길을 걷다보면 몸 밖에서 들어오는 맑은 숲의 기운이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해줍니다.
우리나라 전역에는 산림이 잘 보존된 지역을 중심으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조성한 ‘치유의 숲’이 있답니다. 치유의 숲에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같은 환경 외에도 산림치유지도사가 운영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들도 함께 운영되니 올 겨울, 나를 위한 몸과 마음의 힐링코스로 챙겨보시면 좋을 겁니다.

국공립에서 운영하는 ‘치유의 숲’ (자료 출처 : 산림청 홈페이지)

  • 국립 산음 치유의 숲

    경기도 양평군 산음자연휴양림 내 55ha에 자리잡은
    산음 치유의 숲은 건강증진센터를 기점으로 풍부한
    계곡과 수려한 잣나무, 낙엽송림에 둘러쌓여 이를
    활용한 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 ‘치유의 숲’
    체험프로그램 등을 진행합니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고북길 347
    (산음자연휴양림 내)
    031-774-7687
  • 국립 장성 치유의 숲

    전라남도 장성군 축령산의 258ha에
    자리잡은 장성 치유의 숲은 편백나무 숲의
    풍부한 피톤치드를 활용한 아토피·스트레스
    프로그램 등을 진행합니다.

    전라남도 장성군 서삼면 추암로 716 061-393-1777
  •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

    강원도 강릉 대관령(224ha)에 자리잡은 대관령
    치유의 숲은 우수한 소나무림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대관령 자연휴양림, 대관령옛길과 연계하여 방문이
    가능하고 직무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 가족형 치유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산2-31번지
    033-642-8650
  • 공립 잣향기 푸른숲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령 80년 이상된
    153㏊ 규모의 잣나무숲이 국내 최대로 분포하고 있어
    피톤치드 가득한 쾌적한 잣나무숲에서 숲속명상, 풍욕,
    기체조, 숲길걷기, 목공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합니다.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922-1번지 031-8008-6770
  • 공립 정남진 편백 치유의 숲

    전남 장흥군 억불산에 위치한 정남진 편백
    치유의 숲은 우드랜드, 편백소금집,
    목공예센터와 연계된 산림체험형 관광휴양
    치유명소로 노약자 및 장애우에 대한 숲체험,
    숲치유 기회를 제공합니다.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우산리
    산20-2번지 일원
    061-860-0422
  • 공립 민주지산 치유의 숲

    충청북도 영동군 민주지산자연휴양림 내 자리잡은
    민주지산 치유의 숲은 61ha 천연 숲에
    산림치유센터를 기점으로 체험형 치유시설과
    치유숲길, 치유숙소(7실)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충청북도 영동군 용화면 조동리
    산4-129번지 일원
    043-740-3332
겨울 스포츠의 꽃
온몸으로 겨울을 극복하는 ‘빙벽 등반’ 도전해보기

빙벽등반은 암벽등반과는 달리 손 대신 아이스 툴을, 발엔 크램폰을 착용하고 필요한 등반 장비를 갖추고 눈과 얼음의 특성, 경사에 따라 등반 경로를 개척하는 등반이죠. 가장 추운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극한의 스포츠이자 스스로 등반로를 개척해야만 해서 엄청난 몰입도를 쏟게 만드는 점이 중독성 있는 운동이랍니다.
단, 빙벽등반은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니, 관련 장비와 등반에 관한 기초지식은 물론, 일정 수준 이상의 등반실력을 갖추는 과정을 이수한 후에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등반에 대한 기초부터 배울 수 있는 곳

  • 정승권등산학교

    2019년 1월~2월 중에 보행법, 기본자세 등 기초부터 중급에
    해당하는 레벨의 주중/주말 빙벽등반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http://www.chungsclimbing.com
  • 한국등산학교

    한국 최초의 등산학교로 암벽등반의 기초 과정을 마친 이들이
    실전등반을 체험할 수 있는 빙설벽 등반 집중 심화 과정을
    운영합니다.(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http://www.alpineschool.or.kr

가볼만한 국내 빙벽장

  • 코오롱등산학교 빙벽장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인공빙벽장, 빙벽인이라면
    한 번쯤 거쳐가는 곳.
    이론과 실기를 병해하는 빙벽교실을 운영합니다.

    서울 강북구 삼양로 173길 52
  • 가래비 빙벽장

    가래비 빙벽장은 웅장한 빙벽 규모는 아니지만
    서울 근교에서 초급에서 중급의 빙벽코스를 즐기려는
    초보자들이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그루고개로 188번길 7-97
    빙벽규모 : 높이 약 5~10m, 경사 85~90도
마음의 온도를 올려주는
따듯한 작품과 세계 거장들의 전시 둘러보기

▲ ‘The dinner’ 2018(oil on canvas, 195cm x 114cm)
(작품이미지제공 : 디커뮤니케이션)

특유의 따뜻한 감성으로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페인의 화가 에바 알머슨(Eva Armisen) 의 전시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12월 7일부터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에바 알머슨의 유화, 판화, 드로잉, 대형 오브제 등 그녀의 초기작부터 서울을 주제로 한 최근 작품까지 총 150여점이 전시됩니다.
‘HOME(집)’이라는 주제로 8 개의 ROOM으로 구성하여 한국 전시를 기념하고 있죠. 특히 ‘서울’을 주제로 한 에바 알머슨의 최신작들과 최초로 공개되는 제주도 해녀 프로젝트 작품들은 한국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애정과 특별한 경험들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 제주 해녀를 작품으로 표현한 에바 알머슨 신작들
(작품이미지제공 : 디커뮤니케이션)

전시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의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시 들여다 보게 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즐거운가를 깨닫고 소소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함과 행복감을 직접 경험하길 바라고 관람객에게 따스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답니다. 아마도 그녀의 그림들을 만나고 나오는 길엔 세상 모든 것들이 따뜻한 봄처럼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네요.

▲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1907
(그림출처 : 위키피디아)

▲ 페르낭 레제, 파이프를 들고 있는 남자, 1920
파리시립미술관 소장

작가의 사색공간으로 들어가
천천히 겨울의 언어로 녹아들기

바깥 외출이 망설여지는 겨울,
조용히 물들기 좋은 와카마쓰 에이스케의 에세이와 함께 사는 관계에 대해 짧고 깊게 공감하게 만드는 독일작가의 소설 하나를 읽어보면 어떨까요?
혹 인간적인 메마름에 마음을 다쳤다면,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를 권하고 싶고, 단단하고 구성진 소설 하나를 읽고 싶다면, 작가들이 더 열광한다는 미국작가 제임스 설터의 소설 한 권을 추천합니다.

‘말’은 부서지는 일이 없다. ‘말’은 원래 인간의 손이 닿을 수 없는 장소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말’을 통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저세상 사람들과도 접촉할 수 있다. 그리하여 침묵 속에서 죽은 자에게 기도를 올리는 것이리라. 진실로 필요한 것은 무수한 기록 데이터라기보다 몇 개 또는 하나의 ‘말’로 새겨진 인생의 사건이 아닐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생애를 하나의 ‘말’에 새길 수도 있는 것이다. 영혼에 ‘말’을 깃들게 할 때,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황금을 낳는 ‘말’의 연금술사가 된다.
- <말의 선물>, 와카마쓰 에이스케 글 중에서

그들은 이웃 마을과 거의 교류도 없이 살았다. 간혹 이웃 마을에서 아내를 데려와 마을에 새로운 피가 흘러드는 일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고집스럽다 할 만큼 교류 없이 살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웃 마을 사람들을 약간 깔보는 경향마저 있었다. 이런 교만함은 세대를 거치면서 점점 더 공고해졌는데, 기원인 언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런 사람들을 밧줄이 그 모든 것으로부터 끌어낸 것이다. 밧줄은 농부들의 영혼 미지의 영역에 숨겨져 있어 본인들조차 있는 줄도 몰랐던 동경을 일깨웠다.(중략)하지만 밧줄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계기는 바로 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때문이었다. 그들의 이해력을 넘어설수록 밧줄은 더 큰 힘을 획득했다. 그들은 사색을 통해서는 밧줄을 획득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계속 행군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 독일작가 스테판 아우스 뎀 지펜의 소설 <밧줄> 중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집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요.”
“처음에는 새 물건들 전부와 사랑에 빠져요. 매일 아침마다 이 모든 게 자기 거라는 사실에 경탄하지요. 마치 누가 갑자기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와서 끔찍한 실수가 벌어졌다고, 사실 당신은 이런 훌륭한 곳에 살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벽은 빛 바래고 나무는 여기저기 쪼개져요. 그러면 집이 완벽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불완전해서 사랑하기 시작해요. 온갖 구석진 곳과 갈라진 틈에 통달하게 되는 거죠.
발을 디딜 때 어느 바닥 널이 살짝 휘는지 알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옷장 문을 여는 법도 정확히 알죠. 집을 자기 집처럼 만드는 건 이런 작은 비밀이에요.”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 중에서

그는 아이들이 항상 기억할 한 문장을 생각해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아우르고, 갈 길을 알려주는 그런 하나의 경구. 하지만 그는 그 문장을 찾아내지도, 생각해내지도 못했다. 그들이 소유한 어떤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될 텐데 그에겐 그게 없다. 대신 그는 차분하고 감각적인 목소리로 유럽과 눈 오는 러시아, 아시아의 작은 신화들을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최고의 교육은 오직 한 권의 책을 아는 데서 온다고, 그는 네드에게 말한다. 순도 높고 균형 잡힌 교육이 거기서 온다고. 그리고 그 책을 항상 가까이하는 데서 위안이 온다고.
- 미국 작가 제임스 설터의 소설 <가벼운 나날> 중에서